
▲ 남한산성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문으로 알려진 지화문(남문) © 진예진 기자
경기도에는 성남, 광주, 하남에 걸쳐 넓게 자리한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다. 바로 오랜 역사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남한산성’이다. 남한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국가 사적 제57호로 지정돼 있다. 또한 남한산성은 신라 문무왕 때 만든 ‘주장성’의 옛터 위에 고쳐 쌓으며 조선 시대까지 이어져 온 성이다. 무려 천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온 경기도의 대표 유산으로 조선시대 병자호란 당시에는 나라의 임시 수도로서 중심을 잡았던 호국 정신의 대표적인 역사적 현장이다.
남한산성도립공원은 워낙 넓은 데다 옛길과 오래된 사찰도 많아서 하루 만에 다 돌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취재에서는 경기도의 자랑인 남한산성의 핵심 역사와 가치를 한눈에 배울 수 있는 행궁과 남한산성역사문화관을 집중적으로 둘러보았다.

▲ 남한산성 행궁의 정문인 ‘한남루’ 앞에 서 있는 기자의 모습 © 진예진 기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왕이 궁 밖으로 나왔을 때 임시로 머물며 나랏일을 보던 ‘행궁’이다. 웅장한 정문이자, ‘한강 남쪽 성진의 누대’라는 뜻을 가진 한남루를 통과해 들어가니 왕이 신하들과 회의를 하던 외행전과 임금의 침전이었던 내행전이 눈앞에 펼쳐졌다.

▲ 외행전 앞에서 발견된 주장성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시대 유적 © 진예진 기자
특히 내행전 안에는 당시 모습을 재현해 놓은 왕의 보료와 정갈한 침구류가 마련되어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직접 앉아 보았는데, 신기하고 얼떨떨하면서도 병자호란 때 감당하기 힘든 전쟁으로 지쳐가며 깊은 시름에 빠져 있었을 인조 임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시대의 아픔과 묵직한 고뇌가 마음 깊이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 내행전 내부의 대청, 왕의 침소에서 보료에 앉아 본 기자 © 진예진 기자
행궁을 나온 뒤 찾아간 남한산성역사문화관은 남한산성의 오랜 역사를 한눈에 쏙쏙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공간이었다. 먼저 기획전시실에서는 ‘무망(無忘)’이라는 주제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잊지 않는다는 뜻의 이름처럼, 이곳에서는 ‘나라를 지키는 장대’라는 뜻을 지닌 군사 지휘소 ‘수어장대’의 역사와 사연이 깊이 있게 다뤄지고 있었다.
수어장대는 병자호란 당시 성 안팎을 감시하고 인조 임금이 직접 군사를 지휘했던 핵심 장소다. 전시를 통해 수어장대의 역할과 함께, 병자호란의 아픔과 시련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담긴 무망루의 숨은 이야기를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여기에 당시 사용했던 실제 화포와 무기들까지 함께 놓여 있어 당시의 긴장감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이어 둘러본 상설전시실에서는 신라 주장성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남한산성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산성에서 살아가던 백성들의 이야기를 친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 남한산성역사문화관의 기획전시실 전경과 수어장대 소개글 © 진예진 기자
이처럼 남한산성은 단순히 오래된 옛 성곽이 아니라, 신라시대부터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우리 땅을 든든하게 지켜온 경기도의 보물 같은 천년 유산이다. 남한산성이 너무 넓어 어디부터 갈지 고민된다면, 행궁과 역사문화관을 먼저 둘러보길 추천한다.

▲ 멀리서 바라본 남한산성 행궁의 모습 © 진예진 기자
우리 고장 경기도의 큰 자랑이자 세계가 인정한 남한산성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함께 소중히 지켜 나가기를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