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기도농업기술원 내 곤충생태온실에는 다양한 국내 곤충들과 식충식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 김윤정 기자
곤충이 지닌 친환경적인 가치를 깊이 있게 살펴보기 위해 경기도농업기술원 ‘곤충도슨트 투어’에 참여하였다. 경기도농업기술원 내 곤충자원센터에서 진행하는 곤충도슨트 투어는 유치원, 초등학생 가족을 초대하여 곤충 전문가와 함께 곤충을 관찰, 체험, 시식 등을 할 수 있는 현장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사전 신청을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하며 1일 8가족만 선착순으로 받아 진행한다.
도슨트 투어 전 경기도농업기술원 곤충자원센터 신숙연 실무관이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경기도청 직속 기관인 경기도농업기술원은 농업 기술 연구 및 시범 사업을 총괄하며, 지방자치단체 농업기술센터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센터 내 곤충자원센터는 곤충 연구 및 농가 지원과 함께, 매년 봄과 가을 사전 예약 고객 및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소통·체험 프로그램을 주중에 운영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머리·가슴·배 3마디, 지구 동물의 70%를 차지하는 곤충의 세계
이번 투어의 포문은 ‘헤라클레스’라는 별칭을 가진 곤충도슨트의 흥미로운 해설로 열렸다. 곤충은 머리, 가슴, 배의 3마디로 구성된 절지동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중 무려 70%를 차지할 정도로 다양성을 갖고 있다. 암컷과 수컷은 배 마디 수나 산란관의 유무로 구별할 수 있으며,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곤충 전문가 헤라클레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다양한 곤충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 김윤정 기자
참가자들은 곤충생태온실을 둘러보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두점박이사슴벌레’와 웅장한 자태의 ‘왕사슴벌레’, 그리고 큼직한 몸집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양서류 ‘황소개구리’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생물들을 만났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노래기였다. 노래기는 보통 100개에서 300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 절지동물이다. 다리 개수가 가장 많은 곤충은 송충이나 지네인 줄 알았는데 노래기를 보니 신기했고, 손에도 올려보았는데 한순간 접착제처럼 손에 붙는 기분이 들었다.

△ 곤충생태온실에서 만난 베트남 노래기는 우리나라 노래기보다 다리가 훨씬 많다고 한다. (오른쪽) 황소개구리가 벌레를 먹는 모습도 관찰하고 만져보았다. Ⓒ 김윤정 기자
온실에 마련된 주머니형 식충식물 코너에서는 붉은색과 꿀 향으로 곤충을 유인해 소화액으로 영양분을 흡수하는 ‘네펜데스’와, 길쭉한 통 모양 잎으로 곤충을 빠뜨리는 ‘사라세니아’의 생존 전략을 관찰하며 식물과 곤충이 얽힌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 곤충이나 양서류를 멀리하던 아이들과 학부모들도 직접 손 위에 올려보며 접착제처럼 찰싹 붙는 신기한 촉감을 느끼고 생물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었다.
곤충전시실에서 펼쳐진 고소한 만남, 식용곤충 ‘고소애’ 시식 체험
곤충생태온실을 둘러본 뒤 곤충전시실로 이동해 식용곤충 시식 및 해설 곤충 만들기 체험을 했다. 기자 역시 곤충 시식 체험을 가장 기대했는데, 그곳에서 맛본 ‘고소애’는 밀웜으로 알려진 곤충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식용으로 활용한 것이다. 고소애는 공식 한글 명칭인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식용 등록 애칭이다.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이 좋았고, 벌레라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잘 몰랐을 것 같았다. 다가올 미래 식량난을 해결할 친환경 고단백 영양원이라고 한다.

△ 밀웜으로 만든 과자가 고소한 맛이 많이 나 ‘고소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 김윤정 기자
참가자들은 ‘고소애’ 원물과 이를 바삭하게 활용한 쿠키·누룽지를 직접 맛보며 곤충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씻어냈다. 특히 고소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진 ‘쿠키’는 아이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시식 후에는 MDF 소재의 장수풍뎅이 입체 퍼즐을 조립하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현미경 관찰과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배우는 곤충의 세계
시식과 만들기 체험을 마친 뒤에는 곤충전시실 내부를 본격적으로 둘러보며 다채로운 탐구 활동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전시실 내 고성능 현미경을 통해 나비와 나방의 더듬이를 확대 관찰하며 미세한 구조 차이를 세밀하게 비교했다. 또한 벽면을 채운 대형 인터랙티브 터치스크린 코너에서는 화면 속 물속과 풀숲을 헤엄치는 곤충들을 직접 손으로 터치하며 해당 곤충(실잠자리 등)의 상세 생태 정보와 이동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곤충들의 표본이 있어 관찰이 가능하다.

△ 곤충전시실에서는 현미경으로 나비와 잠자리 등을 관찰하며 정밀한 곤충의 무늬와 털을 볼 수 있고(왼쪽), 온실과는 다른 곤충의 표본들과 터치스크린을 활용하여 곤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오른쪽). Ⓒ 김윤정 기자
야외 교감 및 장수풍뎅이 애벌레 사육 실습
이후 야외 체험장으로 이동해 진행된 애완곤충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시식 프로그램에서 먹었던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실물도 만져보고, 그것보다 더 큰 슈퍼밀웜인 아메리카왕거저리 애벌레도 만져보았다. 장수풍뎅이, 넓적사슴벌레 등 다채로운 곤충들의 특징을 살펴보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법을 배웠다. 특히 장수풍뎅이나 넓적사슴벌레같이 날카로운 발톱과 강한 뿔을 가진 곤충들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법을 배웠다.

△ 곤충은 25도 내외의 온도를 좋아하며 직사광선을 싫어한다. Ⓒ 김윤정 기자
이어 진행된 장수풍뎅이 애벌레 사육 실습에서는 직접 통에 1단계 발효 톱밥(영양 흙)을 채워 넣으며 애벌레의 쾌적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도슨트 선생님은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하고 적정 습도가 유지되는 곳에 보관하는 등 세심한 사육 노하우를 전수했다.
선입견을 깨고 ‘친근한 이웃’으로 다가가는 생태 교육
행사를 진행한 신숙연 실무관에게 곤충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어떤 것을 배웠으면 하는지와 곤충의 인식 개선이 왜 필요한지 질문했다. 신숙연 실무관은 “곤충이 징그럽거나 해로운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친근한 이웃이자 소중한 생명이라는 점을 느끼길 바란다”며, “곤충이 많은 동물의 먹이가 됨을 생각할 때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느끼며 생태계의 균형과 미래 식량 자원의 가치를 배우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 신숙연 실무관은 “도시화와 농약 사용으로 곤충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재에 어릴 때부터 곤충을 접하면서 곤충에 대해 친근하게 느끼고 올바른 인식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 김윤정 기자
눈으로 관찰하고, 손으로 촉감을 느끼고, 입으로 맛보는 오감 만족 체험을 통해 참가자 모두가 지구 생태계를 지탱하는 작은 생물들의 위대한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었다.

△ 곤충 해설사가 들려주는 곤충 이야기, 곤충도슨트 투어 Ⓒ 김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