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멈추고 폐허가 된 옛 가평역.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폐선부지가 국내 최초 음악 기반 문화복합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세계 수준의 공연장과 스튜디오, 연습동, 레지던스 등 음악 관련 건물과 레스토랑, 로컬푸드 매장, 숙박시설 등 다양한 편의시설로 이뤄진 ‘가평 음악역1939’이 바로 그곳.
가평 음악역1939는 세계 수준의 공연장과 스튜디오, 연습동, 레지던스 등으로 이뤄진 국내 최초 음악 기반 문화복합공간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1939년 개통 후 청춘의 꿈 싣고 달린 낭만 열차
가평역의 역사는 서울 중랑구와 강원도 춘천을 이어주는 철도노선 ‘경춘선’이 개통된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춘선 개통과 동시에 보통역으로서 첫 영업을 시작한 가평역은 일제강점기 후 1950년에 발생한 6.25 전쟁으로 인해 모든 건물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1979년 강변가요제가 가평군 청평유원지에서 처음 개최되고, 가평이 매년 많은 대학생과 청년들이 모이는 ‘MT의 성지’로 주목받으면서 가평역도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그렇게 수십 년 세월 동안 청춘의 꿈을 싣고 달리는 경춘선과 함께 낭만의 상징이 된 가평역은 2010년 12월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010년 12월 경춘선 운행이 멈추면서 문을 닫은 구 가평역사 모습.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경기도 창조오디션 공모에서 대상 수상
지난 2010년 12월 경춘선 운행이 멈추면서 가평역사도 문을 닫았다. 그렇게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텅 빈 플랫폼 위로 수풀만이 무성했다.
서울에서 들어오는 길목에 위치한 구 가평역사는 남이섬과 자라섬 캠핑장, 아침고요수목원 등 잘 알려진 명소 사이에 위치해, 전국에서 몰리는 방문객을 군 시가지로 이끌 교통의 요충지였다.
문제는 이런 노른자 땅이 비어 있다 보니, 주변 상권의 침체와 함께 지역 공동화의 원인이 됐다. 하루빨리 이곳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게 가평군의 숙제였다.
아파트 건설 등 다양한 개발방안이 나왔다. 하지만 가평군은 이 땅을 개발하는데 원칙이 있었다. ‘이 땅의 개발이 일부 사람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가평군민 모두가 함께 이익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 원칙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가평 뮤직빌리지 사업이었다. 강변가요제와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등 음악 도시로 가평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이 사업 아이디어는 ‘2014년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 대상 수상과 시책추진보전금 100억 원 확보의 성과로 이어졌다.
음악역1939는 야외 공연장과 실내공연장, 스튜디오, 녹음실 등 음악 공간을 비롯해 레지던스 시설,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로 이뤄졌다. ⓒ 가평군청
■국내 최초 음악 기반 문화융복합타운으로 재탄생
음악역1939는 음악인들이 창작하고 공연하는 공간으로 가평역 폐선부지 3만 7,257㎡에 400억 원을 들여 조성됐다. 이름인 1939는 경춘선 가평역이 처음 문을 연 해에서 기인했다.
공연장, 스튜디오, 연습동, 레지던스, 영화관, 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구비한 이곳에서는 연간 25개의 다양한 음악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메인 건물인 M스테이션(3,333㎡)은 음악체험관, 멀티미디어실, 공연장, 세미나실, 시네마, 북카페 등으로 이뤄졌다.
특히, 공연장 및 스튜디오 설계는 ‘비틀스 녹음실’로 유명한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 등 전 세계 유명 녹음실 300개 이상을 설계한 샘 도요시마가 맡았다.
400석 규모 공연장의 층고는 약 3층 높이로 어떤 국내 스튜디오에서도 볼 수 없는 공간감과 규모를 자랑한다.
음악역1939 메인 건물인 M스테이션 1층. 공연예술인과 지역민이 참여한 다양한 공연 영상을 현장 파사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음악역1939의 스튜디오. 국내 아날로그 녹음 시스템으로는 최고 수준의 콘솔과 장비를 음악인이면 누구나 저렴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 가평군청
■ 낭만 열차 타고 떠나는 추억의 시간여행
가평군민 뿐 아니라 가평을 찾는 관광객도 사계절 내내 음악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음악역1939. 365일 음악의 선율이 흐르는 이곳의 매력 포인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음악과 함께 옛 경춘선을 따라 달리던 낭만 열차의 추억을 담은 공간도 만날 수 있다.
음악역1939에 설치된 시간여행거리 열차는 2010년 12월 구 가평역에서 마지막 기차가 떠난 후 10년이 지나 다시 돌아온 무궁화호 폐기차를 활용해 과거 가평과 가평역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옛 모습을 담은 사진과 글귀, 추억의 ‘강변가요제’ 레코드판을 전시해 놨다.
과거 경춘선 운행을 책임졌던 무궁화호. 현재는 경춘선 시간여행 거리에서 추억을 담아놓은 전시장으로 꾸며졌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한편, 음악역1939에서는 공연을 위한 뮤직센터부터 음악 창작의 산실인 스튜디오와 녹음실, 연습실, 공연을 위한 부대시설을 저렴한 비용으로 대관해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전화(031-580-4322) 또는 이메일(rockster@korea.kr)로 일정과 대관 가능 여부, 대관 가능 시설과 장비를 확인한 후 대관신청서를 작성해 관련 서류와 함께 이메일로 접수하면, 심의 후 대관 여부를 알려준다.
◾주소: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석봉로 100
◾홈페이지: http://musicvillage1939.com
◾문의:031-581-1939
음악역1939의 시설. ⓒ 가평군청
■가평 음악역1939 5월 행사 일정 |
가정의 달 5월, 가평 음악역1939에서는 음악 관련 다양한 행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음악 선율이 가득한 가평 음악역1939로 추억의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14일 오후 6시 음악역1939 M스테이션 뮤직홀에서 <바람이 된 피아노 From 제주> 공연이 열린다. ⓒ 가평군청
◾음악역1939 피크닉 콘서트
-13일 금요일 오후 7~9시 음악역1939 야외 공연장
◾바람이 된 피아노 From 제주
-14일 토요일 오후 6~7시 30분 음악역1939 M스테이션 뮤직홀
◾GSL 조정민 트로트 공연
-21일 토요일 오후 6~7시 30분 음악역1939 야외공연장
◾GSL 일렉 현악 앙상블 뮤닉 콘서트
-28일 토요일 오후 6~7시 30분 음악역1939 M-스테이션 공연장
◾미디어파사드 매일 오후 8~10시 상영
-월~목요일: 전영록, 무림피아, 안성준, 반다 드 효성 공연
-금~일요일: 머쉬베놈, 태권코레오, 제이모닝, 라클라쎄 공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