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현 upih04@naver.com
2014.12.02
[앵커멘트]
올해 달력도 한 장 밖에 남지 않았죠? 달력이 아득히 먼 옛날 우리 삶 속에서는 어떻게 쓰였을까요? 잠시 감상해 보시죠. 최지현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달력, 1580년 경진년에 만들어낸 조선의 공식 달력입니다.
16페이지로, 달력 속에는 혼사나 이삿날, 손 없는 방향까지. 생활 속 길흉일을 상세히 기록해놨습니다.
지금의 음력과 양력이 교체되던 대한제국기 1895년대 달력.
여기에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7일, 이른바 요일제의 개념이 표시되기 시작합니다.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달력과 시간개념이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이때 서구 제국주의의 팽창과 자본주의가 확장되면서 달력도 모습을 달리합니다.
[pip]정성희/경기문화재단 학예연구사
(과거에는)천문서로써 하늘의 태양과 달의 운행이 달력 안에 포함이 돼있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제왕의 권위와 함께 실제로 농경사회에서 24절기를 아는 중요한 하나의 문서였습니다.
전통사회에서 달력은 하늘의 시간을 백성들에게 알려줘 일상생활과 생산 활동에 쓰일 수 있게 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국가의 임무이자 정치적 권력의 표상이기도 했던 겁니다.
[pip]조준호/서울 남가좌동
이게 일반적으로 집에 있는 달력이라고 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보니까 상당한 과학적 소산물이구나, 우리 선조들의 과학 지식을 이번 전시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달력은, 1950년대 이전까지만해도 여전히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그러다 엉뚱하게도 정치인이 지역구 주민들에게 돌릴 선물로 달력을 만들면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고.
여성연예인 달력이 1970년대 후반까지 강세를, 또 80년대 들어서는 풍경사진이 주를 이루며 현대에는 디지털 달력까지 등장합니다.
일상생활에 쓰이는 단순한 필수품으로만 보이지만, 시대의 따라 함께 변한 전시물들이 시간의 자취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달력의 변천사가 담긴 이번 전시회는 남양주 실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내년 2월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경기GTV최지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