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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대에서 시원한 한판승 보여 드릴게요

Cover Storyㅣ 안산시청 유도 황예슬 선수

작성자최경원 기자
2014.02.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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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과연 어떤 선수가 경기도의 위상을 높여줄까? 도민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 선수 중 펜싱의 정진선(남)과 남현희, 유도의 황예슬, 볼링의 손연희는 각종 세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그중 재기에 성공해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황예슬 선수를 만나봤다.

황예슬 선수
황예슬 선수  ⓒ 지미연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8명의 여자유도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는 태릉선수촌 승리관. 앳된 얼굴의 어린 선수들부터 무게감 있는 훈련을 펼치는 선배 선수들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뿜어내는 기운이 동장군을 저멀리 떼어놓는다. 체육관을 가득 메우는 쩌렁쩌렁한 기합소리도 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진다. 그중 70㎏급에서 ‘한국 여자유도의 간판’이라 불리는 황예슬(28) 선수의 눈빛이 유독 반짝인다.

17년을 이어온 유도, 좋은 은사님들 이끌어줘
“어렸을 때 또래보다 키도 컸고, 체중도 좀 많이 나가는 편이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살을 빼고 싶어 방과후 활동으로 유도를 시작하게 됐죠.”
황 선수가 유도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다이어트(?) 때문이었다. 날씬해지고 싶었던 마음에 입었던 유도복은 그의 바람을 들어줬다.
“유도를 하면서 살이 많이 빠졌어요. 키가 계속 자라면서 자연스레 옆이 아닌 위로 크게 된 이유도 있고요.”
당시 통통녀였던 게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다. 그러지 않았다면 황 선수가 유도를 하게 됐을 리 없고, 그녀의 재능을 발견해준 이용호 감독도 만나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초등학교 때 취미삼아 체육관에서 훈련할 때는 그저 재미있다고만 생각했어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는 유도를 그만두려고 했는데 체육관 관장님이셨던 이용호 감독님이 저에게 ‘네가 유도를 꼭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다행히 그 끈을 놓지 않게 됐습니다.”
황 선수와 이 감독은 남다른 인연을 맺어온 사이다. 그의 유도 재능을 발견한 이 감독은 황 선수를 자신이 감독을 맡고 있던 관산중학교에 입학시켜 본격적으로 유도선수로서의 걸음을 내딛게 해줬다. 황 선수가 한국체대 졸업 이후 망설임 없이 안산시청 입단을 결정한 이유도 이용호 감독 때문이다. 황 선수에게는 이용호 감독이 ‘유도의 아버지’나 다름없는 존재다.
경민고등학교 재학 당시 만난 서정복 감독(현재 여자 유도 국가대표 감독) 또한 황 선수에게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주는 은사이다. 서 감독에게 황 선수는 누구보다 아끼는 ‘애제자’이기도 하다.

“서 감독님은 누구보다 저를 많이 믿어 주세요. 지난해 7월 열렸던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도 제가 부상 중이라 출전이 불투명했는데 서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셔서 나갈 수 있었죠. 이를 악물고 금메달을 따낸 저를 보며 누구보다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또 하나 기뻤던 이유는 대회 우승으로 체육연금 수혜자가 된 것이에요(하하). 이용호 감독님, 서정복 감독님 두 분에게 모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안산시청 소속 유도 황예슬(왼쪽 파란색 옷)선수가 태릉선수촌 승리관에서 동료 선수와 함께 유도 연습을 하고 있다.
안산시청 소속 유도 황예슬(왼쪽 파란색 옷)선수가 태릉선수촌 승리관에서 동료 선수와 함께 유도 연습을 하고 있다.  ⓒ 지미연 기자



아시안게임 2연패와 세계대회 메달 획득이 목표
인터넷 검색창에 ‘황예슬’을 입력하면 화면에 수많은 기사가 뜬다. ‘한국 여자 유도의 간판’, ‘중량급 이름값’, ‘金메치기’ 등 황 선수를 뜻하는 다양한 수식어도 볼 수 있다. 수상내역도 어마어마하다. 국내대회 금메달은 물론이고, 국제대회에서도 다수의 우승을 경험했다. 그랬던 그도 한동안은 긴 슬럼프를 겪었다. 고등학교 시절 유도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지만 대학시절에는 잦은 부상으로 아픈 시간을 보냈다.
“갈비뼈가 부러진 적도 있었고, 인대가 끊어진 적도 있었어요. 회복을 위해 오래 쉬다보면 연습도 잘 안되고 ‘열심히 한다고 과연 잘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도 들었죠. 당시 국가대표 선발에서 탈락되고 베이징 올림픽 파트너선수(출전 선수의 연습을 돕는 선수)로 태릉선수촌에 들어왔어요. 상대 외국팀 선수들이 사용하는 기술을 이용해 출전 선수들과 예행연습을 하고 파이팅도 해주고, 마사지도 해줬어요. 비록 대회는 나가지 못하지만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했고, 그렇게 하면서 저도 실력이 많이 늘었죠. 덕분에 저에게도 태극기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올해 나이 28세. 한창 하고 싶은 게 많을 나이이다. 남자친구도 만나고 싶을 테고.
“어떤 남자가 여자 유도선수를 좋아해주겠어요? 생각 안한 지 오래됐어요. 하하. 하루 일정이 끝나면 잠들기 바빠요. 공부도 하고 싶고, 영어를 잘해서 외국에 나가면 외국선수들과 말도 자연스럽게 하고 싶지만 실천이 잘 안돼요. 올해부터는 열심히 해보려고요.”
17년째 유도와 동고동락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일까?
“제일 큰 대회에서 우승했던 게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이에요. 금메달을 목에 건 순간 너무 기뻤어요. 올해 성적에 더욱 욕심을 내는 이유도 그거에요. 아시안게임 2연패요. 아직 국가대표 선발이 진행 중이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 생각하고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할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황 선수는 아시아 무대에서는 최고임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에서는 메달 운이 따라주지 못했다. 올해 아시안게임과 함께 세계선수권대회도 꼭 정복할 계획이다. 그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찬 박수를 보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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