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世代).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를 뜻하는 단어로 약 30년을 한 단위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10여 년 단위로 구분 짓는데 대표적인 세대로는 40~50년대 중반까지 산업화 세대, 50년대 중반~60년 초반까지 베이비부머 세대, 60년대 386세대, 7~80년대 X세대, 80~90년대 중후반까지 Y세대, 일명 밀레니엄 세대, 그리고 그 이후인 Z세대가 있다.

이중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청년 세대는 X, Y, Z세대라 할 수 있다. 같은 듯하면서 다른 3세대. 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X, Y, Z세대, 시대를 반영 세대 네임들

나는 어디 세대? 하나의 시대에 살고 있는 3세대의 이야기

◇ X세대는 1965년부터 198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용어로 삐삐를 통한 연락과 카세트테이프의 일종인 ‘워크맨’을 들으며 살아온 이 세대는 경제적 풍요와 동시에 IMF를 맛본 세대로 대체적으로 시사, 경제 쪽에 관심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자료사진. ⓒ경기뉴스광장


먼저 X세대는 1965년부터 198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용어다. 이 용어는 1991년 캐나다 작가인 더글라스 커플랜드의 소설 ‘X세대, Generation X’에서 유래됐다. 당시 주목 받지 못하던 이 소설은 기성세대와는 다르지만 정의하기 힘든 젊은 세대들을 칭하고자 하는 마케팅 기업들에게 선택받게 됐다. X라는 말이 ‘마땅하게 정의할 용어가 없다’라는 뜻으로 사용하기 적절했기 때문이다.

삐삐를 통한 연락과 카세트테이프의 일종인 ‘워크맨’을 들으며 살아온 이 세대는 경제적 풍요와 동시에 IMF를 맛본 세대로 대체적으로 시사, 경제 쪽에 관심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당시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가운데 새로운 문화가 나타나게 됐는데 개인주의와 더불어 남들과 차별화하는 ‘개성’을 중시하는 X세대들만의 문화가 대표적인 예이다. 거기에 컬러TV가 대중화되면서 대중문화도 함께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서태지와 아이들’은 개성 넘치는 이미지로 X세대들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홍콩영화를 즐기며 다문화 시대를 살았던 X세대는 90년대를 주름잡으며 가장 진보적인 세대라는 명칭을 얻기도 했다.

현재 X세대는 기성세대가 됐지만 역사상 가장 젊은 40대 타이틀을 토대로 X세대들만의 특징을 간직하고 소비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나는 어디 세대? 하나의 시대에 살고 있는 3세대의 이야기

◇Y세대는 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다보니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에 큰 반응을 보이는데, 대표적으로 수원 행리단길 등 레트로 풍의 골목을 찾아다니고 SNS에 공유하는 점이 특징이다. 수원 행궁동에 위치한 행리단길 모습.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Y세대는 1980년부터 1995년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말로 여기서 Y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참여적이라는 점을 내세워 어떤 일에도 Yes라고 대답하는 세대를 뜻하는 약자다. 이 세대는 스마트폰과 PC를 주로 사용하고 인스타그램 등 SNS로 소통하며 ‘욜로(Yolo)’족 ‘워라벨(WorkLife Balance)’ 족 등 다양하게 불린다.

X세대와는 달리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시대를 살다보니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공유하는 ‘밀레니엄 세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세대는 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다보니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들에 큰 반응을 보이는데, 대표적으로 수원 행리단길 등 레트로 풍의 골목을 찾아다니고 SNS에 공유하는 점이 특징이다. 또 각종 디지털 기기들의 발전을 몸소 느낀 세대다보니 한때 사회를 풍미했던버디버디, 싸이월드 등을 그리워하는 경향도 있다.

이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투자하는 걸 망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욜로(Yolo)’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 ‘워라벨’ 등 많은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밝은 면 외에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나 여러 가지를 포기하는 ‘N포 세대’라는 어두운 면도 동시에 존재하는 세대기도 하다.

Z세대의 경우 1995년부터 2010년 사이 태어난 세대를 뜻한다. Y세대에 다음이라는 의미로 Z세대라 일컬어지며 사물 인터넷(IoT) 시대를 살면서 각종 SNS를 사용하고 다양성을 중시하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 Y세대와는 달리 처음부터 온라인을 주요 무대로 활동한 세대로 인터넷과 IT에 친숙하며, TV, 컴퓨터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텍스트보다는 이미지,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를 방증하듯 Z세대들은 여가시간에 유튜브 감상을 제일 많이 하며 유튜브를 통해 검색하는 등 더 생생하게 와 닿는 정보들을 선호한다. 이는 X, Y세대가 TV를 감상하며 자라온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또한 X세대로부터 자유로운 가치관을 물려받다 보니 이전 세대보다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편이며, 일 자체의 ‘의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등 특징을 보인다.

■ 대화부터 소비방식까지… 같은 듯 다른 세대별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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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Y, Z 세대들은 각자가 선호하는 대화 방식부터 다르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X세대는 음성통화를, Y세대와 Z세대는 모바일 메신저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중 Z세대가 모바일 메신저를 가장 선호했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출처


이 3세대들은 각자가 선호하는 대화방식부터 다르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X세대는 음성통화를, Y세대와 Z세대는 모바일 메신저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중 Z세대가 모바일 메신저를 가장 선호했다.

반면 ‘음성통화를 하기 싫은 이유’에 대해서 Z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할 말이 떨어졌을 때 침묵이 싫어서’, ‘상대방의 말에 즉시 대답해야 해서’, ‘통화하는 동안 다른 일을 할 수 없어서’ 음성통화를 피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모바일 메신저를 가장 선호하는 Z세대는 타 세대와 달리 온라인 친구 만들기에 적극적이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SNS를 접한 Z세대만의 특징으로 오프라인에서 대인 관계를 맺을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모바일 메신저는 대인 관계 형성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 적절하기 때문이다.

각 세대별 선호하는 상품도 상이하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2019년 한 해 기준 3년 전 대비 연령대별 판매 증감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X세대는 IT기기 및 각종 취미용품을, Y, Z세대는 뉴트로를 추구하는 성향이 뚜렷이 나타났다.

우선, X세대의 소비는 주52시간 근무제로 여가시간이 늘고 자기계발과 취미생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변화했다. 이로 인해 나이를 초월하여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고 자유롭게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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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소비는 주52시간 근무제로 여가시간이 늘고 자기계발과 취미생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변화했는데, 특히 작동에 어느 정도 전문지식을 요하는 IT/디지털기기에 대한 수요가 2016년 대비 급증했다.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가장 눈에 띈 점은 작동에 어느 정도 전문지식을 요하는 IT/디지털기기에 대한 수요가 3년 전 대비 급증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트북은 82%,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33% 증가했고, 헬리캠이나 드론은 무려 2배를 훌쩍 넘어선 155% 신장세를 보였다. 최근 젊은 층에게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매하는 X세대 역시 165%나 급증했다.

취미생활도 젊어졌다. 같은 기간, 개인 SNS나 유튜브 등의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영상촬영용품의 구매량은 81%, 게임용품은 70% 늘어났다. 체력이나 민첩함을 요하는 스포츠에도 연령 경계가 사라져 서핑보드를 찾는 중장년층이 3년 전 대비 41%, 전동 킥보드는 528%, MTB자전거는 153% 각각 증가했다.

Y, Z세대의 경우 복고(레트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레트로 취미활동의 대표격인 화폐/주화/우표 수집용품의 경우 판매량이 3년 전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턴테이블과 오디오/라디오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또한, 우리 전통복인 한복을 일상생활에서 즐겨 입는 젊은 층도 늘어나 패션/캐주얼 한복의 수요도 같은 기간 19% 늘었다. 한복을 입은 모습을 SNS 등에 올리는 젊은 층들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 X, Y세대만의 특색있는 플렉스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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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Z세대는 현재의 만족을 얻는데 누구보다 신경 쓰고, 아낄 땐 아끼더라도 고가의 물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망설임이 없다. SNS를 통해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자랑하는 일명 ‘플렉스’ 문화도 활발한 편이다. 자료사진. ⓒ경기뉴스광장


필요한 물건을 소유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X세대와는 달리 Y, Z세대는 굳이 구입이 아닌 간접적이더라도 만족감을 얻는 걸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반열에서 중고거래는 ‘개인의 가치관과 취향이 반영된 합리적인 소비’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는 장기화된 경기침체 등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살고 있는 Y, Z세대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만족을 얻는데 누구보다 신경 쓰고, 아낄 땐 아끼더라도 고가의 물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망설임이 없다. SNS를 통해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자랑하는 일명 ‘플렉스’ 문화도 활발한 편이다.

플렉스란 힙합 용어로 현대인들이 자신들을 뽐내는 행위를 지칭한다. 명품구입 및 고급 식당, 카페에서 외식을 하는 데 있어서 이런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서 이어지는 트렌드처럼 비싼 음식에 돈을 아끼지 않는 Y, Z세대는 평소에는 저렴하면서도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는 ‘혼밥’을 택한다. 집에선 먹방 보며 간단히 챙겨 먹고, 가끔 밖에 나갈 땐 비싼 음식에 돈을 아끼지 않는 이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와 더불어 콘셉트도 중요시한다. 의미있거나 희귀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갬성’ 터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콘셉트가 될 수 있다. 이미지에 열광하고 변화무쌍함을 원하는 Y, Z세대는 기능이 아니라 콘셉트를 소비한다.

콘셉트를 활용한 SNS에서 자신만의 콘셉트를 연출하는데 능동적인 Y, Z세대들은 스스로의 소비 역시 연출의 소재로 활용한다. 그래서 제품의 품질과 가성비를 따지기 이전에 희귀하거나 재미있는 콘셉트에 열광하는데 식(외식)문화는 콘셉트에 가장 접목되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과거 X세대들이 단순 가성비를 따지거나,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행해졌던 소비에서 심리적 만족의 극대화와 불필요한 소비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현재는 변화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Y, Z세대의 소비는 ‘가치소비’로도 불린다.



나는 어디 세대? 하나의 시대에 살고 있는 3세대의 이야기

◇Z세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10명 중 7명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더 좋아하고 10명 중 6명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으로 소비를 결정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경기도청 유튜브 출처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던 목적의 광고도 Y, Z세대에게는 콘텐츠화되어 재미만 있으면 찾아보고 즐기는 것으로 변화했다.

그렇다보니 관심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영상 속에 담긴 광고도 구독료로 생각하며 끝까지 시청해주거나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설정돼 나타나는 광고를 통해 쇼핑하는 등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여기서 흥미로운건 Y세대는 셀럽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것과는 달리 Z세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이다. 구글 트렌드 보고서에도 Z세대 10명 중 7명은 유튜브 크리에어터를 더 좋아하고 10명 중 6명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으로 소비를 결정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브랜드를 중시하던 Y세대와는 달리 Z세대는 자기스타일을 추구하다 보니 유명 브랜드만을 쫓지 않는 점도 다르다. 브랜드 충성도를 살펴봐도 Y세대들은 좋아하는 브랜드가 2~3개정도 있는 반면, Z세대는 제품마다 다른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의 소비 특징 중 하나로 자신의 소비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관심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의 소비 품목에 대해 후기를 남기고 SNS에 공유하며 제품에 대한 영향력을 남들에게 알리는 것을 선호한다.

대표적으로 안경 1개를 팔 때마다 1개를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온라인 안경판매 플랫폼 ‘와비파커’ 등 사회적 영향력을 알릴 수 있는 브랜드들을 Z세대는 선호하고 높이 평가한다.

취미생활도 Y, Z세대들을 통해 새롭게 개척됐다. 기존 취미생활하면 영화관람 등이 저비용 해외여행, 피부관리 등은 상대적으로 고비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취미 정기구독 서비스, 웹툰 및 웹소설 정기구독 등 저비용부터 호캉스, 캠핑, 홈 뷰티케어 등 고비용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각 세대만의 트렌드가 존재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론 모든 문화는 다른 것이지 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로 이해가 안 되고 외면할 수도 있지만 공통점을 찾아보면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