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고, 함께 누리는 심포니. 대한민국 장애예술인의 산실로 성장할 꿈의 공장 경기도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소개합니다. 박성호 지휘자와 함께 11월 초 선발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성장과 꿈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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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초대 지휘자가 취임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나에게 있어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는 ‘미라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성호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초대 지휘자의 이야기입니다.
박성호 지휘자는 한양대 음대에서 관현악과 폴란드 국립 쇼팽음악대학교(Fryderyk Chopin University of Music)에서 오케스트라 지휘학을 전공했습니다. 현재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이자 성신여대 음대 기악과 겸임교수로 활동 중입니다.
앞서 박 지휘자는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인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초대 지휘자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박 지휘자는 “일반적으로 비장애인도 악기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라면서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와야 (음악 활동이) 가능한데, 이 (발달장애인 연주자)친구들이 숟가락을 잡는 것, 밥을 먹는 것… 이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하는데 남들보다 천 배 이상 해야 한다. (음악 활동은) 이같은 노력이 있어야 겨우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그 친구들이 악기를 같이 합주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 아닌가. 저는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는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경기아트센터로 발길을 옮겨 박성호 지휘자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2006년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오케스트라 지휘‥손 놓은 지 11년 만에 심장 뛰었어요!
박성호 지휘자가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먼저, 경기도 발달장애인오케스트라 지휘자 공모 참여 계기에 대해 물었습니다.
이에 박성호 지휘자는 “제가 2006년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인오케스트라 지휘를 시작했고, 그걸 내려놓은 지 (현재) 11년이 지난 상황이다. 사실은 제가 힘든 일도 있어서 (발달장애인오케스트라 지휘를) 그만둔 부분이 있는데,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창단에 관한 이야기를 주변(사람들)을 통해 이야기 들었다”라면서 “주변에서 힘을 주어 참여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지난 2006년, 박성호 지휘자는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초대 상임 지휘자로 임명됐으며, 7년여간 매년 열리는 7번의 정기 연주회를 포함해 130여 회 이상의 콘서트를 지휘했습니다.
이 기간에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미국과 중국 순회 연주, 제주국제관악제, 대한민국 국제관악제 등에서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하며 장애를 넘어선 연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박 지휘자는 엘시스테마 ‘카라카스오케스트라’와의 합동 공연, 평창 스페셜 올림픽 D-100 성공 기원 음악회, RI 세계대회 개회식 초청 공연, 예술의전당 기획연주 ‘11시 콘서트’, 평창 스페셜 올림픽 세계대회 오프닝 셀레브레이션 등에서 지휘했습니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그의 지도로 당시 국내 최고의 장애인 오케스트라로 성장했고, 사회적 인식 개선과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한 바 있습니다.
박 지휘자는 “(지인들이) ‘너 아니면 안 된다’ 등의 말로 힘을 주셨다. (제) 심장이 뛰었다. (손을 놓은 지) 11년 만의 일이다”라고 설명한 후, “심장이 뛰고, 밤을 거의 꼴딱 샜다. ‘다시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시작이 됐고, 다시 제가 (경기도 발달장애인오케스트라 지휘자 공모에) 지원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경기도와 경기아트센터는 지난 10월, 지휘자 공모에 참여한 31명의 지휘자를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친 심사를 통해 박성호 지휘자를 초대 지휘자로 선임했습니다.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전 세계의 장애인 오케스트라 롤모델로 성장 기대
박성호 지휘자가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의 기대감은 어떤 것일까요?
이에 박성호 지휘자는 “엊그제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단원 연습의) 첫 오리엔테이션을 하는데, 실력이 어마어마했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박 지휘자는 “우리나라 장애인 (클래식) 음악이 엄청나게 실력이 늘었다. 실력이 엄청나니기에 기대하는 게 뭐냐면, 전 세계의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롤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음악적 기대감이 엄청 생겼다. ‘장애인들이 위대하다’라는 걸 넘어서 비장애인과 비교 시에도 실력이 대단하게 향상됐다는 기대감을 이번에 가지게 됐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수년간 장애인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소감과 관련, 박 지휘자는 “(가르치는 방식이) 당연히 달라졌다. 완전히 달라야 한다. 예전에도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한 것이 있다. 나는 ‘유치원 교사’가 되기도 하고,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그다음에 ‘사회복지사’처럼 친근하게 접근하기도 해야 한다. 일인다역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한 후, “(그간의 경험을 통해)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실력이 올라왔기에 음악적 교육 방법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습니다.
박 지휘자는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의 단원 가운데) 발달장애인이 거의 90%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시각장애인과 청각 장애인 친구들이 들어왔다”라면서 “시각장애인 (단원) 친구들은 자리 배치를 제가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형체를 일부 보는 친구가 있고, 형체도 못 보는 친구도 있다. 청각 장애인 친구는 타악기 쪽에 있는데, 제 눈을 마주치고 입 모양을 굉장히 유심히 보는 것 같았다. (제가) 조금 더 크게 말해주고 있는데, 이런 것들에 빨리 적응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다. 그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하며 단원들과의 소통에 세심하게 신경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의 운영 철학과 방향이 궁금했습니다.
박 지휘자는 운영 철학에 대해 “운영 방식부터 말씀드리면, 1주일에 2번씩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단원 연습을) 하게 된다. 보통 모든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문제는 (연습) 시간을 안 지킨다”라면서 “저희는 시간과 성실함 등에 먼저 승부를 걸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운영 철학’이라고 하면,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공연) 치고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박수를 받는다면, 그건 재롱잔치의 수준이라 생각한다”라면서 “실력이 최고로 올라가는 것이 저의 운영 철학이다.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가) 복지 차원의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CD 등의 음반도 낼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박 지휘자는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위촉돼 다시 한번 장애인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편견 없이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을 향한 꿈을 담고 있으며, 그의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잇는 다리로서 깊은 감동을 전할 것으로 기기대됩니다.
12월 3일 창단 공연은?
빅상호 지휘자가 오는 12월 3일 열리는 경기도장애인오케스트라 창단 공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김지호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는 오는 12월 3일 오후 2시 용인 경기국악원에서 창단 공연을 엽니다.
창단식과 관련, 박 지휘자는 “12월 3일 ‘세계 장애인 날’에 창단식을 한다. 그날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명칭 공모도 발표하고,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날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라면서 “지금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있는데, 그날 첫선을 보이고 앞으로 2년 동안 인재 양성으로 진행한다.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1기를 시작점으로 기대가 큰 날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도민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박 지휘자는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서포터즈에 가입을 해주시고 마음으로 응원하시는 분도 감사하다.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라는 게 사실 도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모든 움직임에 비용이 많이 든다. 서포터즈의 후원이 없으면 돌아갈 수 없는 게 사실이다”라며 경기도 장애인오케스트라 서포터즈에 대해 감사의 마음도 내비쳤습니다.
특히 “거기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돈으로만 후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본다. 공간, 또는 악보 편곡도 해줄 수 있고, (공연을 위한) 옷들도 후원해 주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찾아보면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앞으로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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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오케스트라] ② 꿈을 향한 여정, 연습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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