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 낙후되거나 방치된 공간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경기도에는 이러한 공간을 새롭게 단장해 도민들에게 돌려드린 멋진 시설들이 있는데요. 명소로 재탄생한 경기도의 공간들을 소개합니다.

기차는 시간을 넘나드는 창으로, 우리에게는 추억의 길을 열어줍니다.

이제는 더 이상 기차가 서지 않는 폐역은 과거에 여행하거나 일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소중한 추억의 장소입니다. 어린 시절에 여행했던 기억이나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한 장소로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구둔역과 능내역은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경기도의 아름다운 폐역입니다. 이제는 기차역의 역할을 마치고 자연으로 돌아가 고요하고 아름다운 장소로 남아있어, 사진 촬영 장소로서나 탐험의 대상으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가수들의 포스터 촬영지로 유명한 인생 사진 명소 ‘구둔역’ ⓒ경기뉴스광장

낮에는 사진 명소, 밤에는 별 사진 맛집 <양평 구둔역>

도무지 기차역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마을의 좁은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마법같이 보이는 작은 간이역이 있는데, 바로 구둔역 폐역입니다.

양평군 지평면에 있는 구둔역은 지난 1940년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간이역인데요. 철도 노선 변경으로 지난 2012년부터 사용하지 않는 폐역이 됐습니다.

기차가 멈추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이 간이역에 다시 사람들이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 장소로 쓰이면서입니다.

특히, 영화 <건축학개론>의 첫사랑 장면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커플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한데요.

최근에는 가수 아이유의 <꽃갈피> 앨범 재킷 촬영과 BTS 화보 촬영, 비투비, 몬스터 등 아이돌들이 다녀가면서 양평의 대표 여행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 과거로의 추억여행이 가능한 구둔역. 평일에도 사진을 찍으러 오는 이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진다는데요.

낮에는 인생 사진 명소인 이곳이 밤에는 은하수와 반딧불을 볼 수 있는 별 사진 맛집으로 변신한다고 합니다.

더 이상 달리지 않는 낡은 기차와 문 닫은 작은 간이역이 전부인 구둔역은 누구나 언제든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입니다.

주소: 양평군 지평면 구둔역길 3

◇능내역은 서울 청량리와 경주를 잇는 중앙선의 기차역이었다. 1956년 영업을 시작했지만, 중앙선 철로가 복선화되면서 2008년 폐역이 됐습니다. ⓒ경기관광공사

애틋한 첫사랑을 닮은 간이역 <남양주 능내역>

능내역은 남양주 조안면 능내리 주민들에게 애틋한 첫사랑 같은 간이역입니다.

어렸을 땐 친구들과 뛰노는 놀이터, 학창 시절에는 첫사랑을 힐끗거리며 통학 기차를 기다리는 설렘의 장소, 직장인이 되어서는 헐레벌떡 통근 기차를 타러 가는 목적지였던 곳이죠.

능내역은 서울 청량리와 경주를 잇는 중앙선의 기차역으로, 1956년 영업을 시작했지만, 중앙선 철로가 복선화되면서 2008년 폐역이 됐습니다.

164㎡의 아담한 역사는 60여 년 전 간이역의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一’ 자형 평면 구조의 역사는 짙은 일식 기와를 얹었습니다. 출입구의 뾰족한 박공지붕과 ‘삐걱’ 소리가 날 듯한 나무 문, 예스러운 역 간판에서 옛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기차를 기다리던 대합실은 능내역의 옛 풍경을 간직한 전시관이 되었는데요. 시간이 멈춘 듯 아스라한 역사는 특유의 향수 어린 분위기의 관광명소로 거듭났습니다.

역을 배경으로 SNS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부터 옛 시절을 추억하는 어르신까지 저마다의 방법으로 간이역의 정취를 누리고 있습니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 하나인 남한강자전거길을 종주하는 라이더들에게는 목 좋은 쉼터이기도 합니다.

능내역을 즐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레트로 감성의 사진 찍기인데요. 역사 앞 나무 벤치, 새빨간 우체통, 빛바랜 흑백사진 등 눈 닿는 곳곳이 포토존입니다.

두 번째로 역 근처에서 빌린 자전거로 페달을 밟으며 달리면 팔당대교, 정약용유적지 등 주변 풍경을 품에 안을 수 있습니다.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 5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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