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서점이 있는 경기도의 골목을 가보신 적이 있나요? 경기도에는 다양한 지역서점이 있습니다. 그 골목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좇아 지역서점 책방순례에 나섰습니다. 반짝이는 대형서점의 화려함은 없어도, 알차고 따뜻하게 채워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경기도의 우리동네 서점을 소개합니다.
|
책방으로 책 여행 가보신 적이 있나요?
안양시 호계동 원도심에 위치한 동네서점 ‘뜻밖의 여행’은 지난 2023년 9월 경기도지역서점 인증을 받았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도시인들을 위한 여행. 책 여행을 가볼까요? 다양한 일이 벌어지는 곳이 동네서점입니다. 특별한 일이 벌어질 겁니다.”
안양시 호계동 원도심에 위치한 동네서점 ‘뜻밖의 여행’은 지난 2023년 9월 경기도지역서점 인증을 받은 곳입니다. 인터넷에서 ‘뜻밖의 여행’을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방문자의 소개 글을 볼 수 있는데요. ‘뜻밖의 여행’은 지난 2022년 4월 문을 열었습니다.
‘뜻밖의 여행’의 인기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뜻밖의 여행’ 서점, 이은형 대표.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책방지기 이은형 대표는 “동네서점, 책방은 대형서점과 여러 면에서 다르죠. 대부분의 책방 풍경이 그럴 거예요. 손님들이 책만 사고 나가진 않으세요. 잠깐이라도 무언가 오가요. 짧고 긴 대화나 커피 타임, 그리고 동네 이런저런 소식들이 이어져요. 좋은 책들을 소개해 주는 것이 책방지기의 일이잖아요. 편안하게, 충분히 책을 둘러볼 수 있는 책방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이 서점의 주제어는 ‘작은 것의 아름다움, 힘’인데요, 광고 카피라이터, 인터뷰 작가 등으로 일했던 이 대표의 철학이 담긴 곳이었습니다.
“책방 이름을 지을 때, 정말 생각이 많았어요. 책을 읽는다는 건, 무언가를 헤아리는 여정이잖아요. 사람과 이 세상 곳곳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것, 책은 여행이구나. 이왕이면 그 여행이 조금 더 특별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이 공간에서 몰랐던 것들,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도 하고, 뜻밖의 만남이 생겨 인연으로도 연결되고, 잔잔하고 느슨한 연대가 이어지면 정말 뜻밖의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어요. 지난 시간동안 그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했고요.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뜻밖의 일들이 선물처럼 오더라고요.”라는 이 대표의 말은 힘 있게 들렸습니다.
‘뜻밖의 여행’은 총 2,000여 종의 책을 구비하고 있으며, 매장에 전시된 책은 2,500여 권. 그림책(10%), 일반도서·독립출판 도서(90%)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카피라이터에서 책방지기로…아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에서 착안
이은형 대표의 추천 도서 코너.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안양 토박이인 이 대표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광고 카피라이터를 비롯하여 기획자, 인터뷰 작가 등으로 일했습니다. 특히 인터뷰 작가로 일하던 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도 재미있었지만,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나에게 집중하려 해서였던지,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던 무렵부터 동네 풍경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큰길 건너 평촌과 달리 이래저래 문화적 환경이 부족했던 마을에서 방과 후에 아이들이 붕~뜬 상태로 배회하는 모습을 보니, 막연히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때가 10년 전이었고, 그땐 책방을 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죠.”
이후 이 대표는 아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생각하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동네서점을 열게 됐다고 합니다.
안양시 호계동은 평촌 신도시가 생기기 전까지 안양지역의 신도심이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안양의 원도심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공간이 적어 아쉽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는데요.
“아이들이 문화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하고, 만나는 지인마다 화제에 올리곤 했죠. 모두 공감하는 바였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책을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언니가 책방을 하면 잘할 것 같다’란 말이 마음에 쏙 들어왔어요. 가족을 설득하고 준비해 온 과정은 정말 만만치 않았지만, 동네에 마땅한 터를 알아보다 결국 아파트를 포기하고 2층짜리 구옥을 구매했어요. 코로나(팬데믹) 막바지 시기에 공사한 끝에 2022년 4월 책방을 오픈하게 되었죠.”
‘뜻밖의 여행’ 서점은 지난 2023년도 경기도건축문화상 특별상을 받은 곳으로, 건물이 아기자기한 인상을 준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뜻밖의 여행’ 서점은 지난 2023년도 경기도건축문화상 특별상을 받은 곳으로, 건물이 아기자기한 인상을 줍니다.
실내에도 이 대표가 직접 찍어 디지털 인쇄한 사진들이 서점 한편에 걸려 있습니다.
서점 인근의 호계동 온천지구가 재개발 전인, 동네 모습을 담은 감성 있는 사진이었죠. 인스타그램에 담아두고 싶은 사진들이기도 했습니다.
‘뜻밖의 여행’ 서점의 매력은?
현재 서점을 찾는 손님은 27개월 아기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주로 안양 호계동 인근 지역 손님들이 마실 오듯 자주 찾아오지만, 멀리는 서울 은평구부터 수원시, 과천시, 군포시, 의왕시 등에서 책방 순례를 오신다고 합니다.
이은형 대표가 단골손님 김유선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이날 서점에서 만난 단골손님인 김유선(40대 여성·안양 동안구 비산동) 씨는 “책방 오픈하고 바로 5월에 처음 왔었는데, 단순히 고객이 아니라 가까운 동네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어요. 그 후로 같이 공감하고 나누는 시간이 쌓였어요”라면서 “항상 오면, 책방지기님이 따뜻하게 환대해 주시고 관심을 주시는 게 좋았죠. 기대 안 하고 왔다가 서점이 예쁘니까 사진 좀 찍고 하다가 친해졌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이 서점의 특별한 서비스도 눈길을 끕니다.
책을 구매하면 ‘책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는데요. 일정 도장을 다 채우면 이 대표가 준비한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답니다. 아기자기한 책 여권을 꾸미는 손님들이 많다는데, 이런 부분이 단골손님을 만드는 인기 비결 같았습니다.
이 대표는 “동네서점은 ‘광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모여 다양한 이야기와 풍경을 펼치고,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문득 나를 발견하게 하는 열린 공간 말이죠. 지식을 발견하고, 호기심을 키우고, 나를 더 소중하게 여기고, 또 뭐라도 건져 올릴 수 있는 샘물 같은 곳이길 바랍니다. 사실 요즘엔, 제가 손님들에게 더 에너지를 받고 있어요”라고 전했습니다.
“저에게 동네서점은 ‘비타민D’입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비타민D가 많이 부족하잖아요. 그걸 채우기 위해 영양제를 먹잖아요. 사실, 밖에 나가 3시간 이상 빛을 쬐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란 걸 알고는 있지만, 잘 실천하지 못하고 살죠. 10% 할인해 주는 인터넷 서점도 좋지만, 걸어서 동네서점에 가보세요. 몸을 움직여 다다른 곳에서 ‘미리보기’가 아니라, 직접 책을 펼치며 선택하는 행위는 조금 더 각별하거든요. 클릭해서 책을 사는 시대에 동네서점을 비타민D 같은 공간으로 느껴보시길 바랍니다”라는 이 대표의 말은 의미 있게 들렸습니다.
● 이용 안내
-월~금요일 11:00~19:00, 토요일 11:00~16:00, 일요일 정기 휴무, 매월 마지막 월요일 휴무.
● 오시는 길/문의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경수대로 713-1(호계동)
전화: 070-7721-5069
SNS: 인스타그램 surprising.books
이후기사보기?☞
[‘동네 핫플’…경기지역서점을 소개합니다] ②수원 정자동 ‘낯설여관 204호’ 서점
[‘동네 핫플’…경기지역서점을 소개합니다] ③김포 고촌읍 ‘하브루타 그림책방’
[‘동네 핫플’…경기지역서점을 소개합니다] ④평택시 현덕면 ‘아르카북스’
[‘동네 핫플’…경기지역서점을 소개합니다] ⑤용인시 보정동 ‘북살롱벗’
#경기 #경기도 #경기뉴스광장 #Gyeonggi #Gyeonggido #동네_핫플 #안양시 #안양_호계동 #경기도_책방 #경기도지역서점_인증 #뜻밖의_여행 #동네서점 #책_여권 #독서문화_길라잡이 #원도심 #동네서점은_비타민D #책방_나들이 #이은형_책방지기 #안양시_동안구_경수대로 #책방순례 #2023_경기도건축문화상_특별상